등록 번호: 022
객체 등급: 세타-황색
위험 종류: 활동성 위험, 지적 위험
격리 규약: RPC-022는 기지-026 일일 보안 업무에 동행하며, 업무 중에는 타 부대원과 동일한 취급을 받는다. 업무 중이 아닐 때 사용하기 위하여, RPC-022의 받침대는 기지-026 병영에 보관한다. RPC-022에게는 업무 도중에만 효력이 있는 0등급 보안 허가를 부여한다.
추가로, RPC-022는 기지-026 역사가들과 격주로 면접을 진행한다.
설명: RPC-022는 이름 없는 군인의 후기 로마 양식 대리석 조각상이다. 석상은 연대로 인한 닳은 것을 제외하고는 가시적인 손상이 없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은 석상이 기원전 470년 경에 제작되었음을 나타내며, 해당 연도는 석상이 소지하던 편지의 내용과 부합한다.
RPC-022는 활동성 및 고도의 지능이 있으며, 스스로 받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다. 석상은 말을 할 수 있으며 스스로 "Legatus Augusti pro praetore Lucillus"라 칭한다. 또한 석상은 관리국에 강한 충성을 표출하며, "헤라클레스의 선봉대(Vanguard of Hercules)" 소속이라 밝힌다. 이러한 충성심 때문에, RPC-022는 관리국 인원에 무조건 협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RPC-022는 자신의 이러한 변칙적인 특성을 자각하고 있다.
RPC-022는 자신의 창조 이후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인식하나, 사회의 발전은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석상은 현대 사회의 규범에 순응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러나 이는 RPC-022의 효율성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Julie Clark 박사의 주석: 이게 한 번만 더 나를 하녀라고 불렀다가는 [욕설 편집됨].
RPC-022는 구성물질과는 다르게 물리적인 피해에 영향을 받지 않음을 보였으며, 다양한 동작, 민첩성, 그리고 힘을 보유하고 있다.
발견: RPC-022는 ███████ 공작이 새로 설립된 관리국에 선물함으로서, 발견 당시부터 관리국의 소유였다. 현대적인 관리국의 설립 이전 RPC-022는 고대 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 ███████ 공작이 소유하기 전까지 여러 소유자를 거쳤다.
RPC-022는 관리국에게 선물되었을 당시 과거의 편지 몇 개를 소지하고 있었다. 해당 편지의 복사 및 해석본은 부록 2를 참고한다. 원본 편지의 스캔본은 기지-026 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다.
부록: 가장 최근의 역사학자 면접 보고서
면접 기록 022-056
피면접자: RPC-028
면접자: James Montenegro 박사, 기지-026 역사학자
Montenegro 박사: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 그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RPC-022: 아웨, 친절한 히스토리쿠스여. 선봉대는 굳건히 서있다네. 어제만 해도 내 군단병들이 강력한 괴수 하나를 우리 안에 다시 집어넣었지. 단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Montenegro 박사: 정말 파란만장한 한 주를 보내신 것 같군요, 군단장님. 오늘은 귀하께서 선봉대 복무 초기에 보신 것들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RPC-022: 그저 물어보게나, 히스토리쿠스여. 내 경험이 선봉대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말해주지.
Montenegro 박사: 정말 감사합니다. 저번 시간에 473년 플로렌스(Florence)에서 변칙개체를 찾으시던 부분에서 이야기가 끝났었죠?
RPC-022: 아, 플로렌티아(Florentia). 강한 사내와 아름다운 계집의 땅이지. 하지만 그때는 그런 즐거움을 탐닉하는 대신, 역겨운 마법으로 수많은 로마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한 사내를 찾아내고 있었어. Marcus가 나에게 사내의 겉모습을 설명했었지. 아마 빛 머리와 얼굴에 흉터. 하지만 플로렌티아, 군인으로 가득한 그 땅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의 얼굴이 전투로 닳아 있었네.
Montenegro 박사: 그렇다면 그자를 어떻게 찾아내셨습니까?
RPC-022: 간단하지. 힘을 가진 자는 향락에 저항하지 못해. 자신의 잘못은 감추려 들고 힘은 더 키우려고 하지. 나는 오히려 완벽한 얼굴을 찾아다녔네. 자신을 신이라 자칭할 정도의 사람이 길가의 서민과 똑같이 보이도록 다닐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어.
Montenegro 박사: 그의 허영심을 이용하셨군요, 성공하셨습니까?
RPC-022: 당연하지. 플로렌티아의 가장 수준 높은 술집에서 큐피드의 얼굴을 가진 사내를 찾아내었지. 공중에서 뽑아낸 돈으로 술과 여자를 사고 있더군. 그의 등에 내 푸기오를 찔러넣는 건 아주 간단한 일이었어.
Montenegro 박사: 그렇군요.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군단장님. 임무에 복귀하셔도 됩니다.
RPC-022: 아웨, 히스토리쿠스여.
부록 2: 편지 복사본
Marcus Fuscus의 일기
오늘, 나는 해냈다. 저들은 나를 미쳤다고, 이단이라고 손가락질 했지만, 나는 성공했다! 나는 Lucillus에 생명을 불어 넣었고, 대리석상을 백명의 남자와 겨룰 힘을 가진 병사로 바꾸었다. 선봉대는 이제 인력이나 노예를 필요로 하지 않을거다. 돌덩어리와 끌만 있으면 그 어떤 침략자도 격퇴하고, 혼란을 종식시키는 강력한 군대를 만들 수 있다.
군단장 Lucillus에게,
오늘로부터 정확히 일 년 전, 너는 생명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이 네게 지혜를 줄 날이라고 생각한다. 너는 선봉대에서 잘 싸워줬다. 하지만 대의도 모른 채 그저 명령에 복종만 하는 사람은 그저 의식 없는 노예에 불과하다.
나는 너를 노예가 되라고 만들지 않았다. 오늘, Lucillus, 너의 목적을 말해줄 것이다. 너는 로마의 수호자다. 로마를 위협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그녀를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 전사다. 네가 맞서 싸우는 것들과 똑같은 어둠 속에서 태어났을지라도, 너의 목적이 너와 그들을 다르게 만든다. Lucillus, 너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인간이다. 가슴 속에 심장이 뛰지는 않을지라도, 너는 영혼이 있고, 목적이 있다. 네가 싸울 때, 로마의 사람들이 함께 싸워줄 것이다.
네가 로마와 폐허 사이에 서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Lucillus.
Marcus Fuscus가.
로마는 멸망했다.
헤룰레스(Herules)족이 라벤나(Ravenna)를 점령했어. Romulus는 실각했고. 이 편지를 Cato에게 시켜서 보낸다. 네가 카르타고에서 돌아오기 전에 이 편지가 너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구나.
돌아오지 말아라, Lucillus. 네가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나는 이미 죽어있을 거다. 하지만 선봉대는 죽지 않는다.
도망쳐라, Lucillus야. 이곳에서 최대한 멀리, 최대한 빨리 도망가라, 선봉대의 정신이 너와 함께할지니. 네가 검을 잡을 수 있는 한, 세계를 지킬 수호자가 있는 거야. 희망을 잃지 말아라, Lucillus야. 선봉대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 악의 세력에 맞서 굳건히 버티고, 그들을 내려다봐야 한다. 너의 패배는 곧 세계의 패배야. 전쟁에서 이길 때까지 멈추어선 안 된다.
하지만, 지금은 도망쳐야 해.
너의 아버지,
Marcus Fuscus가.